와인의 나라 조지아, 8,000년의 시간을 품다
술을 사랑하는 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와인의 발상지’ 조지아.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 코카서스 산맥 아래 자리한 이 작은 나라는 인류 최초로 와인을 빚은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신석기 시대(기원전 6천 년경) 유적에서 포도씨와 함께 와인 흔적이 남아 있는 점토 항아리, 즉 ‘크베브리(Qvevri)’를 발견해 조지아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문화의 본고장임을 증명했습니다[6][8].
조지아 와인의 진짜 매력은 바로 이 크베브리에서 시작됩니다. 크베브리는 달걀 모양의 대형 점토 항아리로, 땅속에 묻어 포도즙, 껍질, 씨, 줄기까지 모두 넣어 자연 발효시키는 전통적인 양조 방식입니다. 현대식 스테인리스 탱크나 오크통과 달리, 크베브리는 온도 변화가 적고 자연스럽게 와인을 여과해 깊고 순수한 맛을 냅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앰버 와인(Amber Wine)’은 껍질을 함께 발효해 오렌지빛을 띠며, 풍부한 탄닌과 독특한 향이 특징입니다[2][3][7].
조지아 와인 문화의 중심지는 동부의 카헤티(Kakheti) 지역입니다. 이곳은 전국 포도밭의 70~80%가 집중되어 있고, 대표적인 토착 품종인 사페라비(Saperavi, 적포도)와 르카치텔리(Rkatsiteli, 백포도), 므츠바네(Mtsvane, 백포도) 등이 자랍니다[3][4]. 카헤티의 포도주 양조장은 가족 단위로 운영되는 곳이 많아, 방문객들은 포도 수확부터 크베브리 항아리 묻기, 전통 방식의 양조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와인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가족과 이웃이 함께 모여 수확하고, 노래와 춤, 축제로 이어지는 조지아인 삶의 일부입니다[5].
조지아의 크베브리 와인 양조법은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오늘날에도 많은 농가와 도시 가정에서 이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와인 저장고(마라니)는 집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지고, 와인은 결혼식, 세례, 명절 등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빠지지 않습니다[5].
최근에는 현대식 와이너리와 전통 방식이 공존하며, 다양한 와인 투어와 시음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다키쉬빌리(Dakishvili) 가문, 트윈스 와인 하우스(Twins Wine House) 등 명성 높은 와이너리에서는 크베브리 와인뿐 아니라 펫낫(자연발효 스파클링 와인), 신선한 화이트와인 등 다양한 스타일을 만날 수 있습니다[1].
조지아 와인은 단순한 음료를 넘어, 오랜 시간과 공동체의 기억,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담긴 문화유산입니다. 술을 사랑한다면, 조지아의 크베브리 와인을 꼭 한 번 맛보고, 그 속에 깃든 8,000년의 이야기를 직접 경험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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